초등학교 3학년 딸과 6살 아들을 키우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생 :
언니, 우리 이현이가 요즘 컴퓨터 워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그런데, 오늘은 나에게 상장을 만들어 주는 거야.
상장의 내용은 [ 위 사람은 엄마로서 집안일을 꾸준히 한것이 가족들에게 모범이 되므로 이 상장을 주어 칭찬합니다 ] 이런 내용이 들어있어.
내가 우리 딸에게 아직은 괜찮은 엄마로 여겨지나봐. 상장을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 혼내고 꾸짖은 적도 많은데, 그래도 좋은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어.
기자:
정말 기분좋겠다. 그런데, 난 네가 이현이에게 평소에 칭찬을 많이 해주고 무엇보다 6살때 동생의 돌잔치때 많은 가족들앞에서 이현이가 누나의 역할을 잘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공식적으로 칭찬하고 상을 만들어 준것에 대한 보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난 그날 이현이가 엄마아빠가 주는 상을 받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지금도 눈에 선해.
액자에 든 상장을 마치 미스코리아대회 진이 행진하듯이 이현이가 액자에 든 상을 들고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뽐내면서 많은 지인들 옆을 걸어다니는 것을 보았어. 뿌듯함이 온몸으로 피어나는 그 당당함의 발걸음과 표정들이 너무 귀여웠어. 그날 고개를 얼마나 빠빳하게 들고 다니던지....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웃음이나네.
동생: 맞아!! 그랬지!
기자:
그리고, 둘째 돌잔치를 치르느라 자칫 첫째아이가 소외될수도 있는데, 너는 오히려 큰 아이까지 예쁘게 꾸며주고 칭찬 상을 주면서 돌잔치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재치를 발휘했어. 나는 네가 더 대견했어. 동생에게 엄마의 자리를 빼앗긴 큰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방법까지 찾아낸 건 신의 한수였어.
그때 이현이의 자존감이 엄청 올라갔을거야. 그리고 그때의 감정은 그대로 살아서, 워드를 배우면서 가장 먼저 엄마에게 상장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고 생각해. 뿌린대로 거둔다가 딱 들어맞는 것 같애. 축하해!!
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김금선 소장님의 10공 100행"이 떠올랐다.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늘 깨어서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그 사랑은 100년을 넘어 대를 이어 전해질 것이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