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를 만나 세상이 바뀌었어요!
백정희
(서울 마포)
제가 하브루타를 만난 지 꼭 3달의 시간이 흘렀네요. 다른 때 같으면 별다리 특별한 일 없이 흘렀을 3달이 3년처럼 정말 길게 느껴집니다.
제가 처음 2월 정기 모임에 참여했을 때 양동일 이사님께서 “질문은 왜 하는 걸까요?”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질문을 받아드니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과연 질문은 왜하는 걸까요? 질문을 싫어하는 우리 아이들은 괜찮을까요? 질문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전 아이에게 책을 열심히 읽히는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창작 위주로, 아이가 6세정도 되면서부터는 인문책 등을 비롯해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까지 읽히려고 노력하고 있었지요.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엄마들은 비싼 전집들을 책장 가득 채워가며 아이와 함께 다독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엄마중 하나이구요. 그런데 아이가 7세가 되고 내년에 학교에 갈 연령이 되니 책을 읽히며 제겐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과연 이렇게 읽은 책 속의 지식들이 온전히 아이의 것이 될까? 머릿속에 남는다면 얼마나 남을까?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나서는 꼭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귀찮아하며 다음 책이나 빨리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질문을 싫어하는 아이를 보니 이렇게 무작정 읽히기만 하는 게 아이에게 과연 좋은 교육일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저 나름대로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 여러 가지 연계독서 프로그램도 찾아 봤지만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중 하브루타를 만나게 된 겁니다. 저는 탈무드 하브루타를 배우고 아이와 실천해 가면서 그토록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어요. 바로 선 하브루타 후 독서였습니요. 옛날에 할머니가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탈무드의 일화나 생활 속 가벼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들려줍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죠.
저희 아이는 그럼 읽어야 하는 책이 남아 있을 때와는 달리 부담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중간 중간 나온 이야기들과 연계되는 책의 내용을 떠올리기도 하면서요. 그리고 그렇게 하브루타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레 이야기와 관련된 독서 목록이 생깁니다. 하브루타 후에 읽는 책에 대한 몰입도는 정말 컸어요. 이거다 싶었죠. 아이는 부모와 이야기 하며 서로의 생각까지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연계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도 쌓을 수 있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브루타가 아이의 지식을 머릿속에서 꺼내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는 점이예요. 아이가 그동안 머릿속에 쌓아왔던 지식들을 스스로 꺼내서 말하는 순간 그 지식은 온전히 아이 것이 되는 겁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 봐도 할머니와 옛날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던 기억,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들은 오래도록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일들은 오랫동안 나의 것이 되는 겁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더라도 그걸 꺼내 쓸 수 있는 지혜가 없고 실천이 없다면 다 소용없단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꺼내 쓸 수 있는 동기 부여의 방법이 하브루타 안에 있었습니다.
하브루타를 하다보면 아이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또 듣다 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게 되죠. 즉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다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고, 배려하게 되는 겁니다.
하브루타를 통한 교육은 지혜와 지식 인성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배려를 알게 된 아이는 나눔을 하게 되죠. 나눔은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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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나눔을 통해 자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자선을 실천하는 아이는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행복함을 역시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하브루타를 통해 한 번에 다섯 마리 아니 여섯일곱 마리 토끼를 잡게 되는 셈입니다! ‘지혜, 지식, 배려, 자선, 자존감, 행복’이 모든 걸 다 가진 아이의 삶은 어떨까요? 또 이런 아이들로 가득 찬 가정과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전 생각만 해도 행복해 집니다.
우리 소중한 아이들에게 친구란 경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서로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고, 배우기도 하며,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 이전에 부모 자신 또한 그런 사람의 되기 위해 배우고, 하브루타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아이를 정말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님이라면 이제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뭔가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셔도 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너의 생각은 어떠니? 너의 마음은 어떠니? 뭐 힘든 건 없니? 작은 일이라도 괜찮으니 너의 생각을 말해보렴.” 이라고 끊임없이 묻고 또 물으면 됩니다. 저희 아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 가끔 저에게 이런 말을 묻곤 한답니다.
“엄마는 요즘 뭐 힘든 일은 없어? 내가 도와줄게.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봐.”
제가 아이를 키우며 지금까지 한일 중 제일 잘한 일을 꼽으라면 아이에게 "넌 요즘 뭐 힘든 일은 없니?”라고 자주 물었던 것입니다.
하브루타를 만난 후 저와 아이 모두에게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아이와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에도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부모의 그 한마디 한마디로 인해 아이는 분명 더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하브루타를 만나신 모든 분들도 저처럼 하브르타를 배우시고, 가정에서 꼭 실천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자녀와 함께 더 행복한 삶을 만드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