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이왕 늦은거 여유롭게 천천히 가자~!!

엄마인 나의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의 이모저모를 숨기고 싶지만,

하브루타 부모기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를 꽁꽁 숨기다가는 기사가 아닌 소설을 써야 할 것 같아 살짝 부끄럽기도 하지만 큰마음 먹고 적어보려고 한다.

 

나에게는 초3 과 초1의 두 딸이 있다. 두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말도 느렸고, 한글도 늦었다. 큰 아이를 신경쓰다보니 작은 아이는 소홀해지고,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칠 때면 아이나 나나 빵(0)도 배부르게 많이 먹었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친구들이 0점이라고~ 10점이라고~ 놀려도 두 아이는 이상하게도 당당했다.

괜찮아~!! 우리 엄마는 안 때려~!!” 놀리던 친구들은 재미없어서인지 놀리지는 않았다.

나는 두 아이의 느림 때문에 아이에게 필요하겠다고 생각되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고, 20149월에 하브루타교육사 교육을 듣게 되었다.

항상 두 아이를 보며 늦어서 어떻게 하지?”하던 미안함과 걱정이 하브루타를 알고 나니 이왕 늦은 거 여유롭게 천천히 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이 늦다고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니깐 말이다.

 

융통성 빵점인 엄마가 글로 배운 하브루타를 집에서 아이들과 하려니...

한글 겨우 뗀 초2와 언니 따라쟁이 7살 유치원생. 산 넘어 산이었다.

탈무드 이야기로 질문 만들어보자~” 하니 큰 아이는 생각해서 글자 쓰는데 한참 걸리고, 작은 아이는 언니꺼 보고 똑같이 글자를 따라 그리고 있고...

그래서 생각했던 방법이 등굣길<우리 하브루타 하자~!> 였다.

아침에 보고 느끼는 날씨, 바람, 하늘, 나무, 하물며 굴러다니는 과자 봉지 등.. 여러 가지가 하브루타의 소재가 되었다. 한 가지 소재를 정하고 질문을 만들어 세 명이서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였다. 자연을 소재로 하브루타를 하니 어떻게 얘네들이 그런 생각과 표현을 하지? 엄마보다 낫네~”할 정도로 신기하였다.

 

작은 아이가 먼저 유치원에 들어갈 때면 내가 유치원에서 생각해 보고 집에 가서 이야기 해 줄께!!”하고는 하원해서 아침에 했던 하브루타 하자.”고 하였다. 처음에는 언니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다가 다음에는 살을 조금 더 붙여서 자기가 말 한 것처럼 하기는 했지만 우리한테는 하브루타가 놀이 중 하나였기에 재미있었다. 입학하고는 세 명이 교문 앞에서 끝맺음을 하기도 하였다.    

하브루타로 꽉꽉 채운 1년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의 입에는 <우리 하브루타 하자~!>가 노래처럼 붙어 있고 학교에서 시험을 쳐야하는 큰 아이는 하브루타교육사 교육에서 배운친구 가르치기엄마 가르치기로 바꿔서 3학년 기말고사 때에는 작은 목표도 달성하였다. 그 작은 목표는 방학 때 학교 가서 공부하는 <튼튼캠프>에서 빠지는 것이었다. 다른 친구들에게는 별거 아니지만 큰 아이에게는 엄청 큰 것이었다.

 

콩나물시루에 물이 다 빠져도 콩나물이 쑥쑥 커가는 것처럼 느렸던 두 아이가 하브루타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들을 앞으로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아직은 나도 아이들도 부족함도 많고 엉뚱함도 넘쳐난다. 

가끔씩 내 마음대로 이상한 하브루타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키가 큰 콩나물을 보면 헛된 시간들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엄마인 나도 크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아이들이 크면서 엄마인 나는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구나하는 절실함도 생겨났다.

내일도 엄마 출근길에 두 아이는 노래할 것이다.

우리 하브루타 하자~~~!!

 

 

경주하브루타부모기자 이구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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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이구미송

등록일201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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