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새싹맘 기윤진입니다.
일상하브루타..책이나 그림을 사용하지 않고 일상생활 대화 속에서 진행하는 질문대화법은, 가장 쉽게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반면에 부모가 의식을 하지 않거나 그냥 귀찮을 때에는 쉽게 잊혀지는 하브루타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번 일상하브루타의 힘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이렇게 효과적으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그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 한 사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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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하원 시간, 놀이터에서 저희 5살 딸은 초등학생정도 되는 오빠 2~3명과 또래 유치원생과 신나게 놀고 있었습니다.
저는 벤치에 앉아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놀이터에 비둘기가 날아와서 아이들은 열심히 비둘기 뒤를 쫓아다니며 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쫓아오는 것이 귀찮았는지?! 비둘기는 학교벽면의 파이프관까지 날아갔습니다. (건물2층 정도의 높이로)
오빠들이 먼저 작은 돌을 던지기 시작하더니 제 딸과 몇명 유치원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하며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바로 그 행동을 막을까 하다가 잠시 지켜봤습니다. 유치원생 딸이 던진 작은 돌들은 당연히 비둘기에게 가지 못하고 앞에 있던 여자아이 등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딸은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서 저는 아이들의 행동을 막았습니다.
집에 가는 도중, 먼저 딸이 저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까 비둘기가 파이프관 위에 있었는데 자기가 오빠들과 돌을 던졌다"고..
저는 이 때다 싶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 아까 비둘기에게 왜 돌을 던졌어?
딸 : 재미있잖아요~
엄마 : 너는 오빠들이 하니까 따라한 거에요? 아니면 정말로 재미있어서 한 거에요?
딸 : .....오빠들이 하니까 따라한 것 같아요.
엄마 : 만약에 니가 비둘기였으면 다른 사람들이 너한테 갑자기 돌을 던지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딸 : 기분이 안 좋을 것 같고 많이 아플 것 같아요.
엄마 : 그렇지? 실제로 니가 던진 돌이 바로 앞에 있던 유치원 친구 등에 부딪힌 걸 너도 봤지?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한 걸 엄마도 봤어. 참 잘했네.
그런데 만약에 아까 니가 던진 돌이 정말로 비둘기가 맞았으면 비둘기도 아팠겠지?
딸 : (조금 심각한 표정이 되어서) 네..
엄마 :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면..오빠들이 비둘기에게 돌을 던지고 있으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딸 : 나는 가만히 놀이터에서 보고만 있을 거에요.
엄마 : 가만히 보고만 있은 것이 정말로 잘한 일일까? 만약에 돌을 맞은 비둘기의 엄마 비둘기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엄마 비둘기 마음은 어떨 것 같을까?
딸 : 엄마 비둘기 마음도 아팠을 것 같아요..
엄마 : 엄마는 니가 용기를 내서 오빠들에게도 "비둘기에게 돌은 던지는 일은 나쁜 일인 것 같아요" 이렇게 오빠들에게도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만약에 못하겠다면 주변에 어른들에게 이야기해서 오빠들의 행동을 막는게 어떨까?
딸 : 알았어요. 다음에 그런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할게요.
이런 일들은 부모라면 누구나, 그리고 거의 매일 만나게 될 상황인 것 같습니다.
바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야단 칠 때 보통 우리는 감정적인 말이 먼저 입에서 나올 때가 많습니다.
"야! 너 이게 뭐야! "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지!"
"너 잘 못했어!"
그 순간에 아이들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부모가 나를 감정적으로 대하고 있구나, 화를 내고 있구나"라는 부정적인 마음만 갖지 "왜, 무엇을 잘 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는지"라는 반성과 깨우침까지 주기는 어렵다는 것을 저도 몇 십번의 실패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전성수교수님의 책에도 비슷한 사례가 나와 있었지만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아 있다면?) 아이에게 지적해야할 행동에 대해서
무조건 "잘 못했어, 하지마!"가 아니라 아이의 뇌리에 남을 만한 질문대화법은 부모, 자녀 서로 마음을 상하지 않는,
더 효과적인 소통방법인지를 저도 실제로 경험하면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단, 일상하브루타로 아이의 잘 못된 행동을 고치려고 할 때는 부모는 깊은 심호홉을 한 번씩 하고,
인내심을 가진 후에 시도해야 됩니다. 안 그러면 감정적인 말이 먼저 나와버릴데니까요.
그러나 '하지 마! 잘 못했어!'라고 하는 몇초만의 말 대신 위에서 제가 실천한 약 5분~10분동안의 아이와의 질문대화 결과가
훨씬 아이에게 교육적 효과가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느껴집니다.
제가 이 기사를 쓰기 위해서 몇 질전에 딸에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비둘기사건으로부터 약 4개월 지난 후에)
엄마 : "지난 번에 엄마랑 비둘기에게 왜 돌을 던지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했던 것 기억나?"
딸 : "응 기억하죠~, 비둘기도 돌을 맞으면 아프니까 우리 앞으로 비둘기 괴롭히지 않기로 했잖아요~!"
선악의 판단이 아직 확실하지 않는 어린 자녀에게 이렇게 일상 속에서 질문을 통해 간접경험도 하게 할 수 있고, 좀 더 깊고 넓은 시야로 한 사건을 바라보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반성, 개선할 수 있는 일상하브루타를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천 새싹맘 하브루타부모기자단 기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