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엄마의 문제해결력과 말의 힘



며칠전의 일이다.
출근 길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갓난아기와 유치원연령의 자녀를 둔 이웃이 아이와 함께 타고 있었다.

아이는 5살 쯤 되어보이는 남아인데, 어제부터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적응기간이라 엄마가 일주일정도 데리고 다닌다는 설명도 해주었다.

지하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차로 향해 걸어갔다. 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뒤에서 걸어갔다.

차로 먼저간 엄마는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유모차를 싣고 안전장치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때, 자동차 뒷자리에 먼저 탄 남아는 갑자기 울먹이며 말했다.

"엄마, 나 유치원가면 엄마가 보고싶어서 슬플것 같아요."
"엄마도 우리 ☆☆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애. 엄마가 우리 ☆☆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즐겁게 놀다와."
"응"
"선생님이 이제 한시간 다 되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면 엄마가 밖에서 우리 ☆☆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리고 네 마음이 더 편해지면 더 놀아도 돼고."
"응"

엄마는 이제 막 유치원을 다니면서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읽어주면서, 아이가 유치원이라는 첫 교육기관이 즐거운 곳이고, 약속된 시간의 소중함등....대화속에서 많은 것들을 지혜롭게 가르치고 있었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엄마는 다그치거나 훈계하거나 강요하거나 협박하거나 보상을 걸지않고,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면서, 조금씩 세상에 적응하고 타인과 어울려지내는 법을 알려주고있다.

그건 바로 엄마와 아이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참 현명하고 지혜로운 엄마이구나 !' 혼자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 내가 만난 학생중에 초등학교 4학년의 학생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학교나 학원가는 일을 매일 전쟁처럼 치르느라 엄마도 학생도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고 서로 감정이 격해진 사례가 있다.

엄마는 유치원을 가기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기보다는 협박하고 혼내어서 보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도 아이는 점점더 엄마옆을 맴돌고, 친구를 사귀지못했다.

엄마는 아이의 부적응모습에 늘 화가나서 다그치고 혼내고 협박의 말을 했다.
"너 자꾸그러면 엄마가 너 갖다버린다. 넌 도대체 왜그러니? 창피한 줄 알아라."

초등학교 4학년이 되도록 엄마와의 분리에 대한 안정감을 획득하지 못한 학생은 학교나 학원을 가느라 엄마랑 떨어져있어야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시간이었다.

아이는 늘 진땀을 흘리면서 앞이마의 잔머리가 땀에 젖어있었다. 그만큼 아이에게는 엄마와 떨어지는 게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엄마는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일이 왜 힘든지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 학원을 가는 아이에게 예전과 달리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했다.

"♡♡야 네가 학교 갔다올때까지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먹고싶은 간식을 말해주면 엄마가 만들어 놓을게."
그리고 아이를 꼭 껴안아 주고, 집앞 엘리베이터까지 배웅을 나갔다.
학원을 갈때도 엄마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대화를 연습했다.

그리고, 몇달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안정감을 찾고 엄마에게서 신뢰감을 회복하면서 차츰 안정되어갔다. 그리고, 학교생활, 학원생활도 잘 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머님은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때 직업을 가지셨다. 엄마도 아이와 함께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가 6학년이 되었던 어느날, 학생어머님이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우리 ♡♡가 전교생앞에서 꿈발표를 했어요. 그것도 스스로 하겠다고 손을 들고 신청을 했대요. 너무 기뻐요."

나는 5살난 남아의 엄마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오래전 초등 4학년 학생의 사례가 생각났다.

엄마의 말의 힘과 문제해결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하브루타대화는 질문을 통해서 생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짝의 대답을 통해서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인정한다. 그래서 짝을 더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찾아가게한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와 대화로 소통을 이루어가려면 , 자녀의 생각과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고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든다.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인 훈계나 조언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존중하는 하브루타 대화법을 익히고 연습하고 실천한다면, 자녀의 마음을 많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나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문제해결력도 기르게 된다. 두 사례를 통해서 하브루타대화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헤아려본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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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배계련

등록일2016-03-28

조회수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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