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나는 노년에 무엇을 남길까?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지난주 어린이날부터 시작해서 어버이날까지 4일동안의 황금연휴를 다들 잘 보내셨나요?

 

저희집에서는 평소에 외국에서 지내시는 친정어머니께서 4월말부터 약 2주 정도 저희 집에 놀러 오신 관계로 이번 어버이날은 시댁뿐만 아니라 평소에 잘 챙겨 드리지 못했던 친정어머니께도 효도를 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저희 친정부모님 연세는 두 분 다 70대초반이시고, 시댁 부모님은 50대후반과 60대 후반이십니다.

각 부모님들이 살아 오신 나라, 직업, 가정환경이 전혀 다르지만 자식들을 다 독립시키고 손주손녀를 보시는 '노년의 때'를 맞이하고 계시는 양쪽 부모님의 모습은 30대의 저에게는 여러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저는 부모님의 삶을 통해서 '나의 노년에는 무엇이 남겨져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몇개월전에 어떤 책을 읽던 중에 만난 이런 글이 그 질문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노년에는 그 사람이 젊었을 때 가장 소중히 여기고, 가장 시간을 투자한 것이 남아진다'라는 말입니다.

돈에 가장 가치를 둔다면 돈이 남아지는 노년이 되고, 일에 가장 가치를 둔다면 일만 남겨진 노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뿌린대로 거둔다, 인과응보,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젊은 나이에는 '노년을 맞이한 내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친정부모님은 두 분 다 맞벌이부부셨고, 특히 아버지는 18년동안 외국에서 단신으로 사업을 하셨었기 때문에 가족과 지낸 시간, 추억들이 거의 없이 그 분의 30~60대 인생의  전성기를 오직 '일'에만 바치고 살아 오신 분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마찬가지셨고 작년에 정년퇴임을 하실때까지 워킹맘으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신 분이셨습니다. 그러한 친정부모님에게는 70대를 맞이하신 지금, 가족(자식)보다는 여전히 "일과 일로 연결된 인간관계"만이 강하게 남아 계십니다.

 

한편으로 저희 시아버님의 경우는 젊었을 때부터 본인의 가정(처, 자식)보다 부모님과 친동생들, 그리고 친족들, 회사동료에게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으신 분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시아버님은 정년퇴임 후에도 친동생들과 옛 동료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지금도 이어가고 계십니다.

 

저희 부모님, 시부모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경제성장기를 바쁘게 살아 오신 주역자들이셨고 가족간 특히 부모와 자녀들간의 대화,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큰 가치를 두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노년이 되신 지금 약간,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많은 장면에서 자식들과의 소통에 대한 어색함을 많이 느끼실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부모님과과의 따뜻한 추억이 거의 없었던 제 어린 시절을 떠오르면 맞벌이, 그것도 기러기아빠의 길을 택하신 부모님을 원망스러워할 때도 물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도 부모가 되면서 조금씩 철이 든 것인지, 요즘은 그러한 부모님의 삶을 인정하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이해하면서 부모님을 아타깝게 여길 정도로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양쪽 부모님의 노년의 모습으로부터 중요한 배움을 얻게 됩니다. 

 

"나는 노년에 어떤 것을 가장 남기고 싶을까?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을 위해서 나는 지금부터 무엇에 가장 집중해야 되고 가치를 부여해야 될까?"

 

저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런 답이 나왔습니다.

'나는 노년에 화목하고 서로 의지하고 소통이 잘 되는 가족(남편, 자식, 손주들)과 함께 있고 싶다, 그리고 가족은 물론이고 나의 주변사람들이 나를 이 세상에서 만난 것이 즐거웠고 고마웠다고 말해주는 그런 가치로운 사람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들의 노년시기는 부모님세대보다 늦어지겠지만 누구나 언젠가 맞이하게 될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저는 언제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고, 공감하고 싶고, 연결되어 있는 정신적으로 윤택한 삶을 살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어린 아이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엄마아빠와 보낸 소박하고도 따뜻한 추억들을 아이들의 마음 속에 남겨 주면서 저의 미래를 준비해야 되겠다, 그런 작은 다짐을 하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인천새싹맘 하브루타부모기자단 기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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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기윤진

등록일2016-05-11

조회수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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