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하브루타로~"걱정말아요, 그대"


저에게는 일주일에 한번 낙이 있습니다. 바로 일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하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를 시청하는 일입니다.


작년 5월에 첫회 방송을 본 제 신랑이 저에게 "한국사람과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광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저에게 시청을 권유해 준 덕분에..그 이후 1년 동안 푹 빠져서 즐겨 보는 유일한 방송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외국에서 자라 한국으로 시집 온 사람에게는 잘 생기고 예쁜 배우들이 나오는 한류드라마보다 훨씬 깊이, 그리고 솔직한 한국사회와 문화를 알려 주는 한류 콘텐츠가 바로 이런 방송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사회 그리고 한국사람들을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보면 볼수록 이 방송 속에 나오는 일반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하는 "국적이나 인종을 초월해서 한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고민들"에 공감하고 동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청중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진행자도 케스트도 함께 눈물을 흘리는 안방 토크쇼의 모습은 광장히 신선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꼭 한번 직접 가보고 싶었던 그 톡투유에 이틀전에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지난주  별 기대없이 보낸 사연신청이

1000대1(녹화시 김제동씨 말로는 매주 2만명의 신청자 중에서 200명만 뽑힌다고 합니다) 어려운 경쟁율을 뚫고 통과를 했습니다.


그날 게스트로 나오신 분이 프로그램 진행에 낯설어서 김제동씨에게 물어봅니다.

"사연 듣고 결론을 내려 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김제동 MC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결론을 내리자고 여기서 이야기하는게 아니예요, 사연의 주인공들이 각자가 다 해답을 갖고 있어요. 우리는 해결책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위해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

 

이날의 주제는 "싸움"이었습니다. 패넬러가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

"왜 우리 사회에 분노가 그렇게도 많을까요? 화나 분노라는 것은 원래 자기 욕구를 무시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화나고 분노를 했을 때 그것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적어서  나는 혼자다, 나는 소외받고 있다는 감정들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로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나라에 살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도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요? 아마도 말(한국말)은 통해도 마음이 통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이 방송프로가 그렇게도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김제동씨나 저명하고 똑똑한 패넬러들, 게스트들이 나의 소박한 일상의 이야기들에, 내가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고민들에 귀를 기울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주는 그 순간과 장소를 일반사람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중들로 하여끔 각자의 고민들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 내재되어 있는 해답을 발견시키고용기를 이끌어내는 진행방식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간이 갖고 있는 공통된 약함에 청중들과 시청자들은 공감하면서도 그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고 일어서는 강한 힘을 발견하는 순간에 감동을 받습니다.   


편집되기 전에 녹화장에서는 각 사연자들이 주절주절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길게 합니다. 이러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어려웠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그 동안 주변에 아무도 없었구나라는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녹화가 끝나고 같이 다녀온 엄마친구들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외롭구나, 이야기할 사람, 들어줄 사람, 공감해주는 사람 없이 묵묵히 혼자 살아가고 있구나..우리는 적어도 우리 남편에게,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들의 이야기를 언제나 들어주고 품어주는 아내이자 엄마가 되자"고.

 

가정에서 더 많이 진실하고 솔직한 공감의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이런 하브루타정신이 자리매김을 한다면 우리는 화나고 분노하는 말과 습관을 줄이고 이해와 관용의 말과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톡투유'가 텔레비전 화면이 아니라 내 가정에서, 내 직장에서 이루어지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녹화경험이었습니다.


인천새싹맘 하브루타부모기자단 기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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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기윤진

등록일2016-05-24

조회수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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