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지나갔다.
아주 오래전 읽었던 방식과 달리 '하브루타식 질문을 만들면서 읽고 싶다'가 나의 목표였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의미 하나하나를 깨우려고 애를 썼다.
다섯째 되는 날 어린왕자는 비행기를 고치느라 바쁜 아저씨에게 꽃의 가시에 대해 질문을 했다.
아저씨의 신경은 온통 비행기수리에 집중되어 어린왕자의 질문에 근성근성 대답을 했다.
어린왕자는
"아저씨는 어른들 처럼 말하고 있잖아!"
라며 화를 냈다.
이 장면에서 나의 시선은 멈추었다.
"어른들처럼 말하고 있잖아!"
어른들처럼 말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어른들처럼의 말은 어린왕자가 화를 내고 울게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아이가 질문을 하는 순간이 대화의 시작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게하는 중요한 불씨다.
아이가 질문을 하면 어른들은 아이를 쳐다보아야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어른들은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느라 아이의 눈을 보지않고 아이의 말을 흘려듣게된다.
그리고 아이의 질문의도를 파악하지 못한채 떠오르는 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대화의 단절이 시작된 어린왕자의 질문과 아저씨의 대답으로 돌아가보았다.
어린왕자 :"가시는 어디에 소용되는거야?"
아저씨: " 가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꽃들이 괜히 심술을 부려 생긴거야."
아저씨는 어린왕자의 질문에 생각이 닫히는 대답을 했다는 생각이든다.
가시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심술부리는 나쁜 것으로 단정지어 표현했기때문이다.
아이에 따라서는 어른들의 말을 무비판 수용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지식으로 축적시킨다.
예를들면, 가시는 쓸모없고 꽃이 심술을 부려 생겨난 산물이라는 편견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런 편견을 가진 아이가 장미꽃을 본다면 어떤 사고를 하게 될까?
어린왕자는 아저씨의 닫힌 대화에 화를 내며 가시가 생겨난 이유나 가시의 중요성이나 역할을 당당하게 이야기 했지만,
일상의 대화에서 부모의 닫힌대화에 자신의 의견을 또렷하게 말 하는 경우는 흔하지가 않다. 화나거나 슬픈 감정을 그냥 담아둔다. 입을 다문채.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끄는 방향대로 흘러가게 된다.
동화책 속의 대화를 읽으면서,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잘 이어가다가도 대화의 중단의 순간이 온다면 아마도 이러한 패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린질문에 닫힌대답!!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닫힌대화를 듣고 배우고 자라나면서 어른들처럼 말하는 어른이 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처럼 말하는 습관은 또 자녀의 열린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의 중요한 기회를 놓쳐서 하브루타대화의 중요한 순간을 놓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는 순간이었다.
나의 어른처럼 말하는 습관을 반성하면서.......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