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하브루타방식의 수업이었더라면?을 느끼는 순간

초등학생이 학교국어시간 수업내용이 이해가 가지않음을 토로한다. 
 
학생의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은 문학작품을 읽고 감동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이유를 쓰는 것이었다. 
 
교과서에는 이미 감동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사건이 제시되어있다. 즉, 학생이 글을 읽고 감동을 느끼는 부분을 찾는것이 아니라, 당연히 감동을 느껴야 되는 것처럼 문장이 제시되어있고, 학생은 이유를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칸은 감동을 느낀부분을 찾아쓰고 이유를 쓰는 것이다.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글감은 초등국어교과서에 실려있는 댄 클라크의 선물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나는 아빠와 모처럼 서커스 공연을 보러갔다. 매표소에서 아이가 8인 가족이 돈이 부족하여 표를 사지 못하는 모습을 뒷줄에서 본 아버지는 자신의 돈을 일부러 바닥에 뜨러뜨린뒤 다시 주우면서 돈이 부족한 앞줄의 아빠에게 돈을 떨어뜨렸다며 건넨다. 그때, 도움을 받은 아빠는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것은  저와 우리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입니다." 라고 말하며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와 아빠는 서커스비용을 앞줄의 가족을 도와줌으로서 결국 서커스를 보지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음은 조금도 서운하지않았다 
 
이렇게 구성된 글이다. 
 
학생은 도움을 받은 아빠가 돈을 건네받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것은 저와 우리가족에게는 정말로 큰 선물이었습니다." 라는 이 부분에서 어떤 감동을 느낄수도 없었을 뿐아니라 오히려 주인공의 아빠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느라 아이가 서커스를 못보아서 속상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그래서 감동을 받을 수 없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먼저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느냐며, 자신의 비슷한 경험이 떠올라서 글을 읽는 내내 오히려 속상하고 슬펐다고 한다. 
 
학생은 몇년전 외국을 여행할때 코끼리를 타보는 체험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자신이 타고 싶은 코끼리를 마음속으로 정해두고 차례를 기다리던 중 마침 그 코끼리가 자기앞으로 와 너무 기뻐서 설레는 순간 뒷줄의 조금 어린아이가 자기가 그 코끼를 타고 싶다며 떼를 쓰기시작하자 학생의 엄마는 그 아이에게 코끼리 탑승을 양보해서 자신은 그 다음에 오는 작은 코끼리를 타게 되어 많이 속상했던 이야기를 함께 전했다. 
 
글에 대한 감동은 글쓴이의 의도를 이해하고 공감이 생겨야 감동을 느낄 수 있지만, 학생의 경우 부모님이 타인을 먼저 배려하느라 오히려 자신은 배려받지 못한 경험이 책의 글속에서 감정이 이입되면서 글속의  상황이 감동보다는 오히려 글속의 아빠가 원망스럽고 속상한 느낌이 든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하며,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 데, 감동의 이유를 쓰라고해서 국어 시간이 너무 재미없고 짜증이 났다고 했다. 
 
학생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서, 학생의 입장이나 생각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책속의 글쓴이는 글을 읽는 학생과는 달리 아빠의 배려하는 가치관을 존경하고 그로인한 양보와 희생이 오히려 뿌듯함으로 다가와서 서커스를 구경하지 못하더라도 속상하기보다는 오히려 뿌듯한 마음이 채워졌고, 이러한 글의 제시를 통하여 많은 학생들이 그러한 가치관과 미덕을 공감하고 배워나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교육의 분명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주입식으로 그렇게 느껴야 하고 배워서 실천해야한다고 강요한다면, 어른들의 교육에 아이들은 오히려 반발심이 키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시험을 볼때는 성적을 위하여 답을 외워서 시험을 치를수는 있겠지만, 행동이나 가치관에는 변화를 일으킬 수 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교육에 대한 불신이 가중될 수도 있다. 
 
나는 학생의 입장과 글의 목적과 의도를 생각하면서 하브루타방식으로 이글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번뜩하고 일어났다. 그랬다면, 억지로 감동을 느껴야 하는 공부의 부정적 감성을 심지않아도 되고, 글에 대한 이해를 넘어 학생은 글속에 담긴 가치와 미덕을 찾아 알게되고 그러한 가치와 미덕을 내면화했을 것이다. 그리고 글을 자신의 주관에서만 접하는게 아니라 글쓴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방법도 배웠을 것이다.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서 부모의 문제해결의 중요성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학생의 말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지만, 먼저 배려해야 할 사람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엄마와 글속 아빠의 차이점은 글속의 아빠는 아들에게 양해를 먼저구하고 어려운 타인을 도와주어, 아빠혼자만의 선행이 아니라 아들도 함께 배려와 양보의 미덕을 느끼게 하고 그로인해 결핍보다는 충족과 뿌듯함의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러한 뿌듯함은 계속된 배려와 양보의 미덕으로 나타날수 도 있을 것이다.  
 
학생의 엄마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앞서서 아이에게 양해를 구하지 못했다. 아이에게 먼저 도움을 주고싶은 부모의 생각을 전하고 아이에게 질문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아이는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면서 자신의  욕구와 타인배려의 가치관을 고민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었을 것이고 만약 스스로 양보와 배려를 선택했다면, 배려하는 경험을 통해 마음속에서 뿌듯함을 경험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자신의 욕구를 선택했다 할지라도 배려에 대한 생각은 계속 맴돌면서 배려와 양보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배려를 받은 경험이 배려를 하게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학생이 국어교과서의 글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작가의 입장을 공감하기보다는 개인의 경험이 먼저 감정이입되어 감동보다는 배려받지못한 자신의 억울한 감정이 작품에 투사되었음을 알수있었다.
 
교과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학생의 속상한 감정을 함께 나누고 공감해줄 수 있는 기회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의 감정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느라 시간의 제약으로 하브루타 방식으로 글을 접할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다.

다음시간에 학생과 오늘의 글을 하브루타방식으로 풀어보아야 겠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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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배계련

등록일201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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