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다.
"선생님, 엄마가 집에 올때 A빵집에서 빵을 사오라고 하는데, 저는 B빵집 빵을 더 좋아하는데,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요?"
난 갑자기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때 갑자기 하브루타를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빵은 누가 먹는데?"
"제가 먹어요."
"두 빵집의 차이가 있니?"
"네, A빵집이 B빵집보다 조금 더 값이 싸요."
"음...네가 B빵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이니?"
"두 빵집이 비슷하긴 하지만 전 B빵집이 더 맛있어요."
"가격차이가 많이나니?"
"아니요. 300원 정도 차이가 나요."
"정말 고민되는 문제네. 넌 B빵집 빵을 더 좋아하지만 300원이 더 비싸고 엄마는 300원이 더 저렴한 A빵집 빵을 좋아하시고.... 빵은 네가 먹을 빵이고....빵값은 엄마가 주시는거고...."
"아! 선생님 빵값중에서 1000원은 제돈이고 300원만 엄마돈이예요."
"그렇구나, 그럼 B빵집에서 빵을 사면 엄마돈 300원을 보태서 써야하고, A빵집에서 빵을 사면 네 돈천원만 쓰면 되는구나."
"아! 아니예요. A빵집에서 빵을 사면 엄마가 주신돈 천원으로 사면되고 B빵집에서 빵을 사면 제돈 천원과 엄마돈 300원을 보태면 돼요. 엄마는 A빵집을 좋아하시지만 전 B빵집이 더 좋고, 빵은 제가 먹을 거니까, 제가 제 용돈으로 빵을 사고 엄마께 300원을 더 얻으면 엄마는 오히려 700원이 이익이시니까, 그렇게하라고 하실것 같아요. 수업끝나고 엄마께 전화해서 여쭤보아야 겠어요. 선생님 감사해요. 아까는 어떤 빵집에서 빵을 살까 고민이었는데, 이제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아이들의 질문에 어른들은 습관처럼 정답을 주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아이들의 질문의 요지에서 많이 벗어나서 설득, 지시, 충고 등의 말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의도가 읽혀지지않아서 어른들과의 대화를 답답해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말해봤자...소용없잖아. 결국 어른들 뜻대로 하잖아!' 라고 하면서.
아이들이 질문할때, 정답을 주어야 한다는 고장관념에서 벗어나, 질문을 몇개만 던져도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가게 된다.
학생이 수업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맛있는 빵을 사가지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갈 모습에 미소가 지어진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