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리더의 비전

기자는 20여년전 교육열높은 동네에 있는 중학교 영어 기간제교사였다.
20여년전이지만, 교육수준이 높은 학교여서인지, 미국 명문대졸업생이 원어민교사로 초빙되어왔다.
나는 그 원어민교사와 함께 영어수업을 진행했다.

일주일에 한시간은 원어민선생님이 주도하는 영어수업이었고, 나는 나머지 수업시간을 독해와 문법을 진행하는 전형적인 한국영어교수법을 전달하는 영어 선생님이었다. 원어민선생님이 수업을 할때면, 나는 원어민선생님과 학생들의 소통을 도와주는 보조역할을 했다.
원어민선생님은 학생의 수업의 즐거움을 위해서 수업자료준비를 많이 하셨다.

원어민선생님은 그당시 학생들이 선생님 한 분만 바라보는 교실의 책상배열 구조를 수업시간마다 바꾸게 했다.
3~40 여명의 학생들이 4명의 모둠으로 서로 마주보고, 질문과 토론을 통해서 영어퀴즈를 풀고, 모둠별로 서바이블 게임을 즐기는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교실은 그야말로 시끌시끌, 살아있는 교실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의 수업이 2주이상 진행되자, 교감선생님께서 나를 불렀다.
영어수업이 시끄러운 이유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교감선생님께서는 원어민선생님이 수업방식을 바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수업을 진행할 것을 당부하셨다.
나는 중간 전달자로써 원어민선생님께 교감 선생님의 의사를 영어로 전했다.
원어민선생님의 황당해하는 얼굴표정이 지금도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원어민선생님은 자신의 수업진행권은 자신에게 있는데, 교감선생님께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방식이 이해가 안되고, 조용히 차분하게 진행하는 수업은 이미 한국영어 선생님들 수업을 통해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 방식이니 자신의 수업방식을 인정해달라고 강경하게 나갔다.
그리고 , 원어민선생님은 그 다음주에도 자신의 방식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때마다 나는 교감선생님께 불려가서 불편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리고, 교감선생이 전하신 한마디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라!" 라는 조언이 원어민선생님의 수업열정을 사라지게 했다.
그날이후, 원어민 선생님은 교탁앞에 서서 카세트테잎 역할을 선언하고, 학생들에게 "Listen and repeat after me!!" 를 외치고, 학생들의 영어책을 읽어주는 걸로 영어시간을 떼웠다.

그리고, 원어민선생님은 학생수업에 대한 열정보다 자신의 한국어공부에 더 열정을 불태우면서, 나에게 한국어문법, 발음, 글쓰기등을 물어보면서 자신의 공부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여년전 교감선생님께서는 원어민선생님을 처음에는 많이 아끼셨다. 세계적인 미국명문대 졸업생이었기에 귀하게 여기셨다. 그러나, 원어민선생님의 수업방식에는 관심과 호기심보다는 불편함을 먼저 내보이셨다.
교감선생님께서, 원어민선생님의 수업방식에 관심을 보이시고, 연구하셨더라면, 대한민국 하브루타공부가 더 빨라 지진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조심스럽게 내어본다.

하브루타교육방식의 장점이 대한민국교육에 이슈가 되어, 현재 많은 학교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하브루타방식을 도입하여 애쓰시는 교육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20여년전 원어민선생님의 교육방식이 교차된다.
지금이라도 학교에서 하브루타수업방식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든다.

인천안산하브루타기자 배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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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배계련

등록일2016-03-11

조회수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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