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균형잡힌 발달과, 가족간의 소통과 친밀한 유대관계형성, 나아가 사회공동체에서 조화로운 인간관계의 연습과 행복한 정체감형성의 대화는 바로 가정의 식탁문화에서 비롯된다고 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식탁위에 차려지는 건강한 먹거리만큼이나 주고받는 말 한디, 한마디는 정말로 중요하다. 식탁에서 주고받는 가족들의 대화는 자녀를 비롯한 가족전부의 정서적, 정신적 건강의 중요 영양분이 된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과의 식사시간에 늘 배운대로 실천하고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나의 언어를 다듬으려고 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내 안에 스며든 습관은 가끔씩 실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오늘 아침 우리집 아침식사메뉴는 노릇노릇 파삭하게 구원낸 고등어 자반 두도막,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오이무침, 구수한 된장국, 어제 식사후 남은 오징어볶음, 김구이, 김치다.
숟가락을 들고 밥을 뜨고 반찬으로 입안가득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서서히 대화의 발동이 걸렸다.
오늘 아침은 핸드폰카메라의 장점과 전문가용 카메라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의 발동이 걸리기시작했다.
가족간의 대화는 딱딱하고 중요한 회의처럼 진행되지는 않는다. 누군가가 화제를 꺼내면 자연스럽게 그 주제에 동화내어 자신의 생각과 의견, 관점, 문제해결력, 가치관,공감, 정보 등등이 입을 통해서 흘러나온다.
카메라의 성능과 용도에 따른 차이점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딸아이는 2학기때는 사진동아리에 가입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며, 내심 전문가용 카메라를 가지고싶다는 마음을 은근슬쩍 내보였다.
나는 딸의 마음을 읽고, 카메라구입에 대한 비용전략계획을 잠깐 조언으로 비추었는데, 딸은 약간 불편한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제가 그 비용을 다 마련하려면....용돈도 빠듯하고, 알바를 해야하는데....공부할 것도 넘 많고....."
아뿔싸!! 나의 옳은 말이 아직 준비가 덜 된 딸에게 부담이 되었나보다!!라고 혼자 생각하며, 입을 다물었다.
카메라를 가지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한다는 것이 대안을 제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항상 조심하는 부분이다. 공감을 핑계로 자칫 설교나, 조언, 지시로 가버리면, 상대방은 공감의 시원함보다, 해결책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그러면, 목소리가 퉁명스럽고, 말의 내용도 딱딱하고, 자기방어로 돌아서게 된다.
대안마련은 아이의 몫이다.
도움을 요청해오기전까지는!!
엄마의 옳은 말 조언은 아이가 질문을 해올때까지 기다려도 늦지않다.
아이가 생각하기도 전에 미리 대안을 마련하고, 지시하고 조언하는 것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이가 질문을 하거나 고민하기전에 미리들려주는 조언은 아이에게는 잔소리에 불과하다.
알면서도 오늘 아침 나는 미리 조언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거부의 반응을 받아내어야 했다.
잠시 쉽호흡 !!
나의 습관적인 실수를 마음속으로 인정하면서 대화의 방향을 바꾸었다.
"요즘은 카메라가 중요한 것 같기는 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의 활동이 보편적인 문화가 되었으니..."
이 말에 딸아이는 마음이 조금 편해진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의 맛있는 아침식사대화는 계속이어졌다.
카메라이야기를 지나, 스티브 잡스의 가치관, 페이스북의 주크 버그의 성공스토리, 구글의 진화나 성공요인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어느 두 기업의 성패에 대해서 비교하는 대화로 이어졌다.
왜? 비슷한 두 기업이 몇년 뒤 한기업은 쇠퇴하고 한 기업은 성공했을까?
나는 두 기업의 성패의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른다. 다만, 세상을 살아온 통찰력으로 나의 생각을 전했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나는 기업가의 가치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성공의 싹이 보이면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싸들고 달려들면서, 유혹의 손길을 뻗칠텐데, 그때 창업정신의 명확하고 확고한 가치관을 둔 기업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지않는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가치관과 역량을 키우는 힘을 넓히면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것이고,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기업은 가치관이 흔들리거나 초심을 잃고 성공에 대한 섣부른 자만심은 혈관이 막히듯 정체되어 균형과 방향을 잃고 자신의 역량이 모호해지면 혼란에 빠질수 있을것 같애. 두 기업의 성공과 쇠퇴에는 그러한 배경이 있지않을까?"
"으음...... 그럴수 있겠다. "
딸아이의 반응을 통해서 나는 내 말의 의미가 아이의 인식작용에 거부감없이 흘러들어감을 느낄수 있었다.
이제 아이는 자신의 일을 진행하거나, 문제에 봉착했을때, 자신의 가치관과 올바른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다. 그러고, 자신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까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아이의 몫이다.
그리고, 나도 딸아이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알아가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많은 정보와 생각을 식탁에서 또 나누고 자극을 통해서 성장을 이어갈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가장 기본인 경청과 공감 나의 몫, 상대방의 몫을 잊으면안된다.
오늘도 나는 가족과의 아침식사시간의 대화를 통해서 나의 대화습관을 돌아보고 고쳐가는 전환점의 계기를 또 새롭게 맞이하면서, 성공적인 대화를 이어가게 된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옆에서 묵묵히 딸과 나의 대화를 경청해준 남편에게도 감사한다.
인천안산하브루타부모기자 배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