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꼭 목숨을 걸어야만 참다운 친구인가요?

 

<꼭 목숨을 걸어야만 참다운 친구인가요?>

 

 

한달 전, 3.1절 공휴일을 맞아 남편과 함께 탈무드 <참다운 친구> 이야기를 읽고 부부 하브루타를 하였다.

 

 

 

기자: 이 이야기에서는 친구가 보고 싶다고 다른 나라 진영까지 숨어 들어갔잖아요. 아무리 친구가 보고 싶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요?

 

남편: 사람은 이성적일 때도 있고 감성적일 때도 있는데, 이 친구는 감성적인 면이 더 우세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아니면 이 둘은 중요한 비밀을 공유한 사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 근거없이 자기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일부러 들어가는 바보같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그 사람이 다른 친구한테 감성적인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엄청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기자: 설마… 동성간의… 사..랑??

 

남편: 꼭 동성간의 사랑이 아니어도 그 사람이 다른 이성적인 사랑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키였을수도 있죠. 금전적인 비밀일 수도 있고.

 

기자: 그 친구를 그리워했다는걸 보면 금전적인 비밀은 아닐것 같아요.

 

남편: 그렇네요. 이 이야기에서 자신이 한달 간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다 오는 동안 친구가 대신 잡혀줄 것이라고 왕에게 당당히 말했을 때 상대 친구는 어이 없지 않았을까요?

 

기자: 어이야 없었겠죠.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친구의 집에 대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는 친구였을 거예요. 부모님이 아프셨을 때,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등등 모든 걸 서로 알고 자라온 친구였던 것이죠. 뭔가 비밀이 있었을 것 같은데.. 흠.. 적진에 부모님이 계셨던 게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면 부모님의 생사를 알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부모님을 한달간 보고 죽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평생 못보고 죽을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남편: 당신이 왕이라면 어떻게 재판을 했을 것 같아요?

 

기자: 나라면 다른 사람을 먼저 보내서 사실 확인을 먼저 해보겠어요.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그냥 주진 않았을 것 같아요.

 

남편: 아니면 군사 몇 명을 함께 보내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네요.

 

기자: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당신에게는 이렇게 목숨을 내어줄 정도의 친구가 있어요?

 

남편: 이 이야기에서처럼 목숨까지 내어줄 정도의 친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아요. 그 정도는 아니어도 믿을만한 친구야 있죠. 내가 만약에 대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그런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노력할 거예요. 내가 구국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동역자가 함께 있었다고 한다면, 대의를 위해서 내 목숨을 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기자: 독립운동 하던 그런 시절에는 이런 친구 또는 동지 관계가 많았고, 혈맹을 맺기도 했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세상이 좋아지니까 목숨까지 내놓는 그런 관계는 느슨해졌다 정도가 아니고 완전 없어진듯 보여요. 지금 여기서도 전쟁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예전 3.1운동하던 때와 같은 그런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하네요.

 

남편: 내 생각엔 상황이 중요한게 아니고 한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개념, 사상, 철학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거죠. 아까 3.1운동 언급 했잖아요. 그 때는 나라가 넘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통해서 구국운동을 했는데, 사실 그런 문화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잖아요. 수십년에 걸쳐 이루어지면서 그런 결집력이 나온거죠. 현재는 그런 결집력이 있는 이데올로기가 없어진 것이고요. 예전에는 대가족이 함께 살면서 집단적인 시대였지만, 지금은 남한테 피해주지 않고 나만 잘살면 되고, 내가 잘되기 위해 남은 피해를 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핵가족, 개인주의 시대죠. 현 시대에서 이런 이데올로기는 결집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이렇게 목숨을 내어주는 친구가 생기기 어렵게 만든다고 봐요.

 

기자: 요즘 시대에서는 꼭 목숨을 내놓지 않는다 하더라도 얘기를 안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고, 오랜만에 만나도 낯설지 않고 서로가 얘기를 하면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사이 정도면 현실적으로 참다운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글에서처럼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는 이상적인 ‘참다운 친구’가 되기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남편: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헌신하는 ‘부부’라는 관계 또한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기자: 옳소! 옳소!

 

 

 

부부가 서로 하브루타를 나누다보니 진정한 친구에 대한 의미가 부부에 연관지어지면서 훈훈한 마무리가 되었다. 

 

하브루타 짝이 누구냐에 따라 하브루타의 내용과 방향은 매우 달라진다. 또한, 하브루타를 3.1절 공휴일에 하다보니 대화하던 중에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을 보면 하브루타를 하는 장소나 시간 등도 하브루타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 말인즉슨, 똑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다른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다른 대상과 하브루타를 하게 되면 전혀 다른 새로운 하브루타 내용이 전개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하브루타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수원하브루타부모기자 김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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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향하

등록일201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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