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하브루타가 잘 되려면
작년인가부터 학교에서 하브루타 연수를 권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교내 학습 동아리에서 하브루타를 주제로 한 학기동안 연구해 보자고 한다. 사실 유행처럼 번지는 이런 저런 교수 방법에 탐탁지 않았고, 토론은 내 스스로 관심을 갖고 중요시 여기던 분야라 뻔하다고 생각하고 흘려 넘기던 차였다.
그 중 만난 책 ‘최고의 공부법’은 역시 어떤 기법을 배우고 적용할 때는 그 방법 자체보다 교육자가 갖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우리가 어떤 교수 방법이 좋다고 할 때는 아이들 흥미와 함께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학습 효율이라는 게 시험 성적으로 나타나야 하기에 어떤 교수 방법을 들여와도 이상야릇하게 변화될 때가 많다. 그 방법 자체가 갖는 본질을 충분히 살리기보다 성적을 올리거나 수업에 흥미를 일으키는 데 일부만 적용하여 오히려 수업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브루타도 단순히 아이들이 신 나게 떠들면서 시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욕심으로 접근하면 길게 가지 못할 것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자료조사를 하며 즐겁게 열띤 토론에 뛰어들 거라는 상상으로 이 수업을 적용한다면 실망감이 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토론과 소통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적용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우선은 가르치는 교사들도 하브루타를 생활에서 적용하여 몸에 배이도록 노력해야 하고, 토론을 통해 무엇을 얻게 할 것인지도 진지하고 길게 고민해야 한다.
하브루타, 그 의미가 충분히 살아 숨 쉬는 상태로 학교 곳곳에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오여진 서울상원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