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후기

우리가족 밥상하브루타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족 밥상하브루타 이제 시작이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2년간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언어 능력이나 읽기 능력 시험을 통해 어떤 요인이 언어발달을 가장 효과적으로 돕는지 상관관계를 밝혔다. 2년간, 하버드 대학 연구진들의 예측은 명료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부모와의 대화 빈도가 낮고 학습적 자극이 모자라는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에 언어 능력이 떨어지고,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과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읽는 책과 연관성이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아이의 언어능력은 부모가 중산층이냐 저소득층이냐에 따라 나뉘지 않았고, 장난감이나 독서 환경으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아이들의 학습 능력의 차이는 가족식사의 횟수와 식탁에서 의견 개진이 활발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렸다. 저소득층이거나 학습적 환경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가족식탁에서 보낸 시간이 많은 아이들은 중산층 혹은 학습 자극이 풍부한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능가했던 것이다.


연구진은 보기 좋게 자신들의 예측을 벗어난 이 결과를 두고 가족식사 자리가 책을 읽어주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는 것과 다른 특별한 특징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터로 나갔던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리, 가족 식탁에서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꽃피우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기적 p. 28 참조)


 


가족밥상하브루타. 너무 해보고 싶었다. 밥상머리 교육이 효과가 너무 좋고, 필요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기와 함께 실천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아이 10명과도 함께 가족 식사를 품위있게 하는 유태인들과 달리 우리 가족은 아기 하나 데리고도 하기 어려웠다.


우리 아기 29개월. 지난 몇 개월간의 노력 끝에 아기와 함께 하는 가족밥상 하브루타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가족밥상 하브루타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우리 집 식사 의식을 간단하게 5개 만들어 보았다.


 


1. 식사 전 기도하기


식사를 하기 전에 감사 기도를 하고, 아침 식사에는 하루의 시작을 위한 기도를, 저녁 식사에는 하루의 마침 기도를 포함한다. 아기도 함께 손을 모으고 기도에 동참하고 기도가 끝나면 아멘을 함께 한다.


2. 영양가 듬뿍 담긴 식단 준비하기


가족식탁 하브루타를 위해 엄마인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밥상에 오르는 식단을 체크하여 요리하고, 가족들이 음식을 영양있게 골고루 섭취하도록 힘쓰기 시작하였다. 아이가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느 때는 잘 먹다가 또 어느 때는 거의 먹지 않는 모습을 보여 그 원인을 생각해 보았더니 그 화살은 나에게도 돌아왔다.

사실, 나는 요리를 매우 즐기지도 않는데다가 나부터가 식습관이 규칙적이지도 않았던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이러한 부분을 수정을 해보았는데 놀랍게도 아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나부터가 가족을 위해 평소 즐겨 보지 않던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직접 따라 해보기도 하면서 요리에 흥미를 조금씩 가지기 시작했다. 아이 또한 음식에 흥미를 가지도록 마트에서 시식 코너를 돌며 음식 명칭을 익혀 가면서 함께 시식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그릇을 준비해 주었다. 그 결과, 아이가 음식을 어느정도 균형있게 먹는 습관이 생기는 성과가 있었다.


3. 식사 준비 과정은 아기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기


가족 식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높은 아기 식탁에서 아기는 음식을 밑으로 계속 떨어뜨리고 아기의 관심은 아기 식탁이 아니라 오로지 어른들 식탁에 있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밥상머리의 행복한 기적이라는 책 중 아래의 문구에서 답을 얻게 되었다.


아이를 노려보지 말고, 아이의 동작과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지 말라. 그런 짓은 (어른에게도) 불편하거니와, 식욕이 뚝 떨어지게 만든다. 아무리 자상한 관찰이나 통제도 마찬가지. 유아용 의자는 식탁의 여러 의자 중 하나이지 모두가 주시하는 옥좌가 아니다.


(밥상머리의 행복한 기적 p. 84)


책을 읽은 후, 높은 아기 의자를 과감히 치우고 가족 식탁을 바닥에 앉는 밥상으로 바꿔보았다. 매번 식사를 할 때마다 밥상을 바닥에 펴놓고 다같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니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밥상을 펼 때마다 아이가 직접 상다리 펴는 것을 돕고, 밥을 스스로 먹고, 다 먹은 그릇들을 아주 적극적으로 함께 치우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나쁜 습관이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어른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다보니 궁금증을 가졌던 부분들이 해소되면서 욕구불만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4. 부정적인 내용의 말이나 훈계는 식사 중에 최소화 시키기


유대인의 식탁에서 지켜지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어떤 잘못이 있어도 밥상에서는 절대 아이를 혼내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컵을 깨는 사소한 잘못부터, 평소 같으면 호되게 꾸짖을 일까지도 모두 식사 후로 미룬다. 이것은 유대인 부모들이 밥상머리에서 가족과 나누는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기적 p. 156 참조)


어른들이 밥상에서 꾸짖는 모습이 TV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음식을 먹지 않고 있는 내가 체하는 느낌까지 들곤 한다. 그러한 모습의 밥상이라면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가 당연히 불편하게 느껴지고, 불쾌지수가 높아지게 될 것이다.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식사시간 외에 잘 없다보니 어른이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훈계가 식사 시간에 나오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식사 외의 시간에 조금씩 늘려가게 된다면 식사 중에 꾸짖게 되는 것을 피하게 될 수 있을 것이고, 가족간에 소통이 더 잘 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아기가 식사 중에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잦다보니 나 또한 부정적인 훈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먼저 변하기로 마음 먹고, 식사 예절상 꼭 필요한 말은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순화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마! 안돼!’라는 부정적인 말을 ‘~이렇게 해보자. ~하도록 하자.’라는 긍정적인 말로 바꿔본 것이다. 또한, 음식을 이것저것 헤집어 놓는 중이라면 두개 정도를 콕 찝어서 아기가 둘 중에 하나를 고르고 아기의 그릇에 담아서 먹도록 하였다.


아직까지는 인내심 있게 참고 바꿔야 하는 어려운 점도 많지만, 우리 집에서도 부정적인 내용의 말이나 훈계는 식사 중에 최소화 시킨다는 원칙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얼굴을 붉히지 않는 행복한 밥상이 되도록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5. 아기를 포함하여 식사 중에 가벼운 대화 나누기


아기가 옹알옹알 하는 말을 무시하고 어른들끼리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정확하지 않은 말도 주의깊게 들으면서 엄마아빠의 의견을 나름대로 차분히 얘기해 주었다. 또한, 아기 말에 화답해 주기도 하고, 아기가 본인의 의사를 이야기할 장을 마련해 주었다. 그랬더니 아기가 말하는 횟수가 더 늘어가고 아기는 더욱 신이 나서 나름대로 전하고자 하는 말을 많이 전달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까지 우리 집에서 식사 시간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아빠 따로, 엄마 따로 밥 먹고 음식을 흘리면서 돌아다니는 아기 밥 먹이느라 씨름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식사와 식사 외의 시간이 명확한 구분이 없었고, 아기가 뛰어다니면서 위험한 상황이 종종 연출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가족 식사 시간을 정하고부터는 우리 가족 식사 모습이 점점 변하고 있다. 엄마가 식사를 더 정성들여 준비하고, 아빠와 아기가 함께 식사 준비와 정리를 돕고, 온가족이 함께 그야말로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그림이 조금씩 그려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기와 함께 하는 밥상에서 온 가족이 하루의 일과에 대해서, 음식과 그릇에 대해서, 즐거웠던 추억에 대해서, 아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에 대해서 등등등 많은 가벼운 대화의 주제들을 가지고 행복한 가족 하브루타를 하려고 한다. 식사를 하면서 예절도 배우고, 가족들의 마음을 살피는 귀중한 시간. 우리가족 밥상 하브루타 이제 시작이다!


 


수원부모하브루타기자 김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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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김향하

등록일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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